part-1
성매매를 뿌리뽑겠다며 연일 강도높은 집중단속으로 성매매온상으로 널리 알려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 성매매업소들을 초토화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는 서울 동대문경찰서 이중구 서장의 과감한 결단력과 용기에 장안동일대 성매매업소들의 저항이 만만찮다
현재 이들 성매매업소 업주들은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경찰의 집중단속에 맞서 성적향응 및 금품접대를 받은 성상납 경찰관에 대한 리스트를 수류탄부터 핵무기까지 단계별로 공개하겠다며 즉각 반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들 업주들은 그동안 단속무마 조건으로 동대문경찰서와 관할지구대등에 상당한 액수의 금품과 성상납을 제공해왔다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업주는 구체적인 액수와 실명이 걸론된 장부일부를 최근 언론에 제공했다
그러나 경찰은 업주들 주장대로 정기적으로 뇌물을 상납받은 경찰이 있다면 하루빨리 장부를 공개하라며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즉 뇌물을 상납받은 경찰관이 사실이라면 감찰조사를 통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고 단속은 단속대로 펼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찰은 추석연휴가 끝나면 경찰관 기동대를 전격투입 성매매 온상의 대표적인 지역으로 알려진 장안동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으로 서울전역에서 "성매매와의 전쟁"등 일전을 치루겠다는 각오다.
part-2
오래전 경기 K시에서 근무하는 A순경의 능력은 대단했다 경찰입문 수년째이던 A순경은 강력범죄 해결에 탁월한 능력이 있는지 지역내에서 발생하는 강력사건은 상당수 그의손에서 해결됐다 그러다보니 명성이 쌓였는지 지역내에서 시민들과도 친분도 상당했다
어느날 야간에 한 업주가 연락을 취해왔다 상담을 하고싶다는 것이었다 경찰대상 업소를 운영하던 그업주는 필자를 만나자마자 해도해도 너무한다며 울분을 토하기 시작했고 업주가 들려주는 하소연을 듣는동안 필자는 그같은 사실이 쉽게 믿어지지 않았다
지역의 보안관으로 불리울정도로 강력범죄 해결사이던 A순경이 연류된 문제였다 어느날 우연한 기회에 A순경과 친분을 맺게된 업주는 천군만마라도 얻은듯 날아갈듯 싶었으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 였다는것이었다
어느날 저녁시간 음식점에서 전화로 업주를 불러낸 A순경은 음식값을 업주에게 전가시키더니 또 다른 부탁을 해왔다 했다 "성접대"였다 업주는 처음부탁이고 앞으로도 계속적인 친분을 위해 그당시 적지않은 비용을 들여 A순경에게 안락한 밤을 제공했다.고 사실을 밝혔다
그런데 업주생각과 달리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었고 월1-2회 정도 비번(당시는 2교대 근무)날만 되면 어김없이 불러내 자기가 먹은 음식(술)값은 기본이고 반드시 2차를 요구했다며 만일 들어주지 않으면 업소운영에 타격을 받을까봐 말못하고 그의 요구를 따라줄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충격이었다 평소 필자에게도 형하고 잘따르던 직원이었기에 내심 걱정이 되지 않을수 없었다 어떻해야하나 고민이 뒤따르던 어느날 취재를 위해 밤거리를 걷던 필자의 눈에 A순경이 들어왔다 이미 취기가 올라있던 A순경은 필자를 보자 반가와 하기 시작했고...
잠시 뒤 필자에게 A순경의 문제를 제보했었던 업주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것을 증명하듯 A순경은 대뜸 "형 나 연애시켜줘"하며 필자를 조르기 시작했다 잠잠히 A순경의 그러한 모습을 지켜본 필자는 그의 행동이 장난이나 응석이 아니라는것을 쉽게 확인할수 있었다
결국 그동안 A순경은 틈틈히 업주들을 불러내 성접대를 요구하며 자신의 향락을 채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미 취기가 상당한 A순경을 경찰관서에 데려다놓을 수 없어서 비록 소귀에 경읽기지만 몇마디 타이르고 숙박업소에 A순경을 뉘어놓고 되돌아 나올수밖에 없었다
part-3
이번 장안동 사태를 지켜보며 업주들의 엄포가 막연한 공갈이 아닌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것이다 필자가 지난20여년간 취재하며 지켜본 사실은 어느업종이라 할지라도 업주는 반드시 치부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그러한 치부책을 여러번 본적이 있다 그곳에는 실명과 직책을 상세히 기재한 뒤 경조사는 물론 간단한 식사 또는 명절날 제공한 금품액수까지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어느업주는 이렇게 덧붙였었다 "이장부는 나를 지켜주는 수호신이다"
피를 나눈 부모형제가 아닌 사회에서 만난 그것도 직업공무원과 업주간의 사이는 아무리 친숙하다해도 그때뿐이다 제 아무리 형님. 동생하며 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진한 의형제사이다. 외쳐대지만 한쪽의 불균형이 깨지면 그이후는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지난 20여년간 기자눈에 비치는것은 모두가 취재대상이다 라는 신념하나로 뛰어오는동안 많은 것을 보았고 많은 것을 들었다 그러나 비록 상대가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반성하고 더 잘할수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한다는 생각에 많은 것을 감춰주었었다
어쩌면 막다른길에 내몰린 장안동 일대 업주들이 내던지는 리스트에 따라 분명 어느 누군가는 손가락질 당하며 내몰릴수도 있을것이다 더욱이 금품수수는 비난받으면 되지만 성접대는 자칫 가정의 평화가 깨지는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수도 있다
고양이가 쥐를 몰때 너무 막다른길로 몰면 쥐는 죽기살기로 덤벼들것이다 물론 질병을 퍼트리고 해악을 주는 쥐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러나 쥐를 잡으려하다 자칫 물리기라도 한다면 그 피해는 이루 말할수없을뿐더러 소문 결코 무시 못할것이다
이렇듯 성매매온상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못지않게 되돌아오는 부메랑을 잘피해야 국민 모두에게 부끄럽지 않은 결연에 찬 경찰의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것이다
part-4
최근 가까운 지인이 지난 1년여동안 자신이 당해온 사연을 하소연하듯 들려준 말이 아직도 귓전을 울리고 있다 "내가 호구냐 걸핏하면 불러내게..." 지인은 1년여 내내 수시로 모지역 경찰간부가 요구하는 각종 접대요구를 도저히 거절할수 없었다 했다 그러면서 그게 지금의 현실 아니냐 한숨을 내쉬었다...
손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