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7월 일본에서 부산 중부경찰서 실종팀으로 편지 1통이 날아왔다.
일본에서 날아 온 편지에는 일본어로 빼곡히 쓰여 있는 한 노인의 가슴 아픈 사연과 빛바랜 사진 1장이 들어 있었다.
편지의 주인공은 일본에 거주하는 A씨(80세)로 지난 1989년도 일본에서 운영하던 사업이 갑자기 어려워지자 한국에 가족을 두고 일본으로 출국해 사업에 몰두하다 연락이 두절돼 헤어진 가족들을 본인이 죽기 전에 꼭 찾아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30년이 훨씬 지났고, 노인이 알고 있는 것은 오직 처와 아들의 이름 그리고 빛바랜 남매의 사진 한 장뿐으로 경찰은 비슷한 연령대의 아들과 처를 전산조회했으나 할아버지의 가족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올해 4월 중부경찰서 실종팀 이상훈 팀장이 실종사건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수사를 하기로 결정하고 이번에는 일본어 통역사를 통해 직접 일본에 있는 할아버지와 통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어렴풋이 기억해낸 기억의 퍼즐 하나로 ‘한국에 있을 때 서울여대 앞에서 항상 내렸었다"는 단서가 나왔다.
이에 실종팀은 다시 대상자들에 대한 특정작업을 진행하며 기존 확인대상자들보다 10년씩을 늘려 대상자를 다시 확인하면서 전국에 동일 인물로 아들 159명, 처 131명을 추려 그중 노인이 기억하고 있는 서울여대가 위치한 노원동을 거쳐 간 대상자들을 하나하나 확인 해 나갔다.
그리고 실종 팀은 노원구 주민센터에 전산에 나와 있지 않은 이전의 자료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확인 과정에서 마침 내 아들과 처의 인적 사항이 발견돼 할아버지의 가족을 31년 만에 찾게 됐다.
한국에 있는 가족을 찾은 실종팀은 확인결과 당시 한국에 남아 있던 노인 가족들은 사업 문제로 일본으로 떠난 아버지와 연락이 되지 않자 가족들도 아버지를 찾기 위해 경찰서, 일본 영사관 등을 통해 여러 번 노력을 하다가 실패하자 포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들과 처를 찾은 할아버지는 현재 코로나19로 한국을 방문을 할 수가 없어 애를 태우던 중 31년 만에 국제전화를 통해 아들과 상봉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아들과 처를 찾은 할아버지는 코로나19로 인한 제약만 풀리면 한국으로 곧장 들어 오시겠다.며 한국 경찰의 끈질긴 노력으로 31년 만에 가족을 만날 수 있게돼 너무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또 한 할아버지 아들 B씨(40대)도 혼자서 자신들을 키워주신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지와 만날 수 있는 큰 효도를 한 것 같다.며 경찰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사진: 중부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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