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여성연대, 주부유니온, 서울여성연대(준)가 주최한 '돌봄당사자 이어말하기 대회'가 진행됐다.
이날 대회에서는 지난 2월 29일부터 3월 4일까지 4~50대 기혼유자녀 여성 144명을 대상으로 “자녀에게 출산을 권하십니까?”란 주제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저출생 시대? 아이 낳을 환경을 만들어줘야 아이를 낳고 기르죠!”
설문조사 발표를 진행한 남양주여성회 서은정 사무국장은 “현재 자녀 2~3명을 기르고 있는 4~50대 여성들의 경우 우리나라 돌봄양육 환경과 제도적 지원에 대해 72%가 불만족한다고 응답했다.”며 “많은 여성들이 높은 사교육비로 인한 부담(53.5%)과 함께 자녀돌봄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지 못함으로 인한 어려움(38.9%)을 호소했으며
노후준비 부족으로 인한 불안(34.7%)도 호소했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보니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나(일과 양육 병행으로 인한 스트레스41%) ‘경력단절로 인한 저임금 일자리로 자존감 하락(38.9%)’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서 4~50대 여성들은 “젊은 세대들의 비혼, 비출산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돌봄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나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들의 결정이 당연하다(46.5%)”고 응답했고, “나라의 미래가 걱정되지만 젊은 세대들의 현실도 이해가 된다.(40.3%)”는 의견도 높게 나타났다.
현 돌봄사회제도와 노동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결혼과 출산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이는 자녀가 출산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70%에 가까운 여성들이 “본인의 인생이니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겠다.(68.1%)”고 응답했으며 “여러 이유로 출산을 말리겠다.”는 의견도 9%에 이르렀다.
이날 이어말하기 대회에는 의정부에서 자녀 셋을 기르고 있는 노00(의정부,40대)씨가 “주변에서는 저를 애국자라 칭송하지만 저희 부부에게 남은 것은 생활비 충당에도 급급한 현실일 뿐이다.”라며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돌봄을 할 사람이 누구겠냐.”며 반문했다.
30대 청년 박00(서울,30대)씨는 “비정규직을 넘어 플랫폼노동과 프리랜서 등 질 낮은 일자리들이 넘쳐나는 노동조건에서 출산은 꿈같은 이야기”라며 “출산을 하면 무언가를 주겠다는 정책보다 출산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자녀돌봄을 시작하며 경단녀가 됐다는 서00(용인, 50대)씨는 “자녀를 어느 정도 키우고 나니, 아픈 친정아버지 돌봄을 하게 됐다. 24시간을 넘어 365일 가족돌봄 대기조로 삶을 보내고 나니 이제 남은 것은 불안한 노후와 돌봄이 필요해진 내 자신이다.”라며 “가족돌봄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 저출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며 당사자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저출생의 문제를 일회적이고 시혜적으로 접근하는 현재 대책들을 넘어 돌봄받을 수 있는 권리와 함께 돌봄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환경을 구조적으로 바꾸지 않고는 해결되지 않음을 강조하며, 돌봄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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