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호 울산 동구청장과 동구의회 의원, 시의원, 동구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80여명은 2월 20일 오전. 동구청 광장에서 현대중공업의 분사 및 탈울산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 앞서 권명호 구청장과 동구소속 박학천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동구의회 김수종 부의장, 홍유준 의원, 박은심 의원, 박경옥 의원 등 6명은 머리를 삭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동구 새마을회, 동구 새마을협의회, 동구 새마을부녀회, 동구 새마을문고회, 바르게살기운동 동구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울산동구지회, 동구 자율방범대연합회, 녹색어머니회울산연합회 동구지회, 동구 생활공감 정책모니터단, 동구 체육회 등 국민운동·사회단체장 20명, 주민자치위원장 9명, 통장회장 9명, 보훈단체장 8명, 여성단체장 8명, 전통시장상인회장 5명, 소상공인단체장 5명, 어촌계 3명, 그 외 NGO단체장 3명, 상인 10명 등 80여명이 함께했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주민들이 동구청장과 시구의원의 삭발식을 숙연한 표정으로 지켜봤으며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은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울산 동구를 저버리면 안됩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일부 주민들은 울먹이기도 했다.
삭발식에 이어 결연한 표정으로 연단에 선 권명호 동구청장은 “현대중공업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계속하면서 이미 수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동구를 떠나고 있다. 며, 이로 인해 지역 경제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분사와 구조조정은 멈추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이대로 주주총회에서 사업부 분할을 최종 결정을 하게 되면 지역 경제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될 것이고, 인력 유출로 인한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돼 울산과 동구의 미래는 참으로 암담해 질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권명호 동구청장과 시구의원 등은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과 분사에 따른 사업장과 본사의 역외 이전을 철회해 주고, 통합 R&D센터도 울산에 건립될 수 있도록 경영방침을 재고해 주기 바란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촉구했다.
(기자회견문/ 전문) 현대중공업 분사 사업장 탈 울산 반대
현대중공업은 울산을 저버리면 안 됩니다.
존경하는 18만 동구 주민 여러분!
우리는 오늘 참으로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 동구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 사안에 대해, 구민들의 강력한 반대의견을 한번 더 전달하고자 오늘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오는 2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비조선 분야사업장과 분사를 울산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회사 분할 방침을 최종 결정합니다.
현대중공업은 주주총회의 최종 결정 이전에 이미 회사 분할작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서비스 부문은 부산으로, 로봇사업부는 대구로, 그린에너지는 충북 음성으로 이전을 완료하거나 마무리 중입니다.
서비스 부문 사업장인 현대글로벌서비스가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190명의 직원이 울산에서 부산으로 전출했습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총 고용인원을 계속 늘려 2022년까지 1천명을 고용할거라고 합니다.
또, 현대중공업은 미래 신산업 창출과 신기술 확보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통합R&D센터를 경기도 성남에 추진중입니다.
고급 연구인력이 집중된 통합 R&D센터와 같은 미래 먹거리산업을 울산이 아닌 타 지역에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회사에서 공개한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전기전자 사업부와 건설장비 사업부의 본사도 서울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대중공업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계속하면서 이미 수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동구를 떠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지역 경제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분사와 구조조정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협력업체들도 생산 동력을 잃고 폐업하는 곳이 늘고 있고, 수많은 하청근로자와 가족들은 실업과 고용불안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아 뼈아픈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도모해야만 하는 기업의 현실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실상을 따져보면, 구조조정과 사업장 분할이라는 명분으로 현대중공업과 40여년을 함께 했던 울산시민의 신뢰를 버리고 다른 지역으로 사업장을 옮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대로 주주총회에서 사업부 분할을 최종 결정을 하게 되면 지역 경제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될 것이고, 인력 유출로 인한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어 울산과 동구의 미래는 참으로 암담해 질 것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세계적인 조선기업이자 울산을 대표하는 주력산업으로서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는 현대중공업이 설립된 이후 지난 40여년간 ‘현대중공업의 발전이 곧 울산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물심양면으로 지지해 온 울산시민이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또한 지역 상생을 위한 사회적 책무를 다 하여야 할 것입니다.
바라건대,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과 분사에 따른 사업장과 본사의 역외 이전을 철회하여 주시고, 통합 R&D센터도 울산에 건립될 수 있도록 경영방침을 재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노동조합도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 극복을 위해 회사와 대화와 타협으로 조속한 협상타결을 이끌어 주시고, 노사상생의 파트너십으로 조선업의 재도약을 위해 노력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생사고락을 함께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을 외면하지 마시고, 상생 방안을 찾아 주십시오.
앞으로도 현대중공업이 존경받는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도록 18만 동구 주민이 함께 하겠습니다.
부디 울산을 저버리지 마시고, 현명한 선택을 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2017. 02. 20.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