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김 수 미
가정은 우리 생활의 기반이 되는 곳이고 말 그대로‘일상’이 이루어지는 편안한 곳이어야 한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곳이고 마음을 터놓는 곳이기에 더욱이 벽이 없고 소중한 곳이다. 그런데 그런 편안함 때문에 오히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엇보다 기본이 되어야 할 예의나 서로를 지켜주어야 한다는 의식을 잊어버리는 현상이 때때로 발생한다. 이런 상황이 심화되고 현실과 맞물려 범죄의 영역에까지 이어지기도 하는데 우리는 이를 가정폭력이라고 부른다.
가정폭력은 가정구성원 사이의 신체적·정신적·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정구성원은 사실혼을 포함한 배우자, 또는 배우자 관계에 있었던 사람과, 직계존비속 관계, 계부모와 자녀의 관계, 적모와 서자의 관계, 동거하는 친족관계 등을 말하며 그 범위가 일반이 생각하는 가족보다 넓은 편이다. 그리고 그 종류에는 폭행, 감금, 신체적 억압, 자유구속, 기물 파손 등의 간접 폭력 등의 신체적 폭력, 언어적 학대와 정신적 학대, 원 가족을 향한 비난, 심각한 욕설, 간섭, 의심 등의 정서적 폭력,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성적 폭력, 경제적 활동 통제나 경제적인 방임을 의미하는 경제적 폭력 등이 포함된다.
가정폭력은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고, 사회적으로 묵인되는 편이라 피해자가 쉽게 신고하지도 않아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는 편이다. 또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며, 가정폭력이 일어나는 가정에서 성장한 자녀들이 이를 그대로 학습하여 세대 간에 전이가 되어 대물림되기도 한다. 그 세대 안에서 쉽게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찰에서는 이런 가정폭력 신고를 접수하게 되면 경미·우발적인 가정폭력과 상습·고질적인 폭력으로 사안에 따라 나누어 처리하고 있고, 피해자를 신고를 한다고 해서 꼭 그 가해자를 형사 처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가정폭력의 피해자 또는 이 폭행 상황을 알게 된 제3자인 신고자가 그 상황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을 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느꼈을 때 지체 없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고보다도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가정폭력도 분명 범죄행위라는 것을 모두가 인식하는 것이다. 아무리 내 곁에 당연한 듯 존재하는 가족이라도 언제나 나와는 별개인 자신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인격체라는 것을 기억하여야 하고, 절대로 당연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여야 한다. 자신이 당연하게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언제나 자신의 곁에 가족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중과 배려조차 보이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자신의 옆을 돌아보았을 때 곁에 아무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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