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시군선거구획정위원회'가 31개 시･군의 2018년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논의를 위해 내일(12월 1일) 첫 회의를 시작한다. 선거구획정이 늘 비판받아 왔던 지점은 선거에 임박해서 졸속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그리고 특정 거대 양당에게 유리한 기형적이고 불공정한 선거구획정(게리맨더링)이 시도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이러한 과거의 전철을 다시는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뿐 만 아니라, 최근 여러 자리에서 득표율과 의석수가 일치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약속했고, 국회는 불합리한 현행 선거제도를 고치겠다고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국회 ‘헌법개정특위’ 위원들도 비례성이 강한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기계적으로 선거구를 나누고 몇 명을 선출할 것인가가 본질이 아니라, 유권자의 표가 제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으로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시군선거구획정위원회'도 시대가 요청하는 변화에 맞춰 지역구에 몇 명을 선출할 것인 지에만 국한하지 말고,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과 한계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내년 지방선거부터 민의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선거제도 개선 방향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줄 것을 당부한다.
녹색당은 이미 “공정한 선거제도 개혁으로 국민의 삶을 바꾸자”는 모토(moto)의 선거제도 개혁안을 제시한 바 있다. 1) 광역의회 의원은 득표율과 의석수가 일치하도록 전면적 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실시 2) 지방자치단체장은 결선투표제 실시 3) 기초의원은 선거구별 3-5인 선출하는 진정한 중선거구제 실시 4) 지역정당(Local Party) 인정 5) 정당기호순번제를 폐지하고 후보자 순번 추첨제 도입 하는 것 등이 지방선거제도 개혁안의 주요 내용이다.
선거는 도민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국가행사다. 몇 명의 선거구획정위원들만의 의견에 도민의 삶을 맡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도시군선거구획정위원회'도 경기도민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각 계의 요구안을 검토하고 의견을 모아 본질적인 선거제도 개혁에 힘을 모아야 한다. 공청회는 형식만 맞추는 액세서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공청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양한 도민들의 의견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정당 그리고 지역정치인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노력해줄 것을 요청한다.
'경기도시군선거구획정위원회'의 결과가 2인 선거구를 두고 거대 양당의 나눠 먹기식 선거구획정이라면 이는 시민들의 사회변화의 요구를 전적으로 배반한 결과가 될 것이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는 총 155개 지역구 중 2인 선거구가 91개로 약 59%에 달했고 4인 선거구는 2개에 불과했다. 애초에 기초의회 중선거구제를 도입한 취지는 유능한 정치신인과 군소정당이 의회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거대 양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부분 2인 선거구로 쪼개졌고, 특정 정당이 의회를 독차지하는 기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촛불정권 이후 진정한 시민정치의 산실이 될 수 있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시군선거구획정위원회'는 이러한 기만을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 하나 염두해 두어야 할 사실은, 2005년에 경기도 2만 5천 명 당 1명, 서울은 2만 3천 명 당 1명 등 비등했던 기초의원 인구비율이, 내년 2018년의 경우는 경기도 2만 9천 5백 명 당 1명, 서울 2만 3천 명 당 1명, 부산 1만 9천 명 당 1명 등으로 경기도가 압도적으로 기초의원 당 인구비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이는 인구대표성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불공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의원 수가 적다는 것은 의회의 권한을 소수의 정치인이 독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른 지역과의 형평을 맞추고 의회의 권한을 분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일부터 시작하는 '경기도시군선거구획정위원회' 활동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절차상의 요식 행위에만 머무른다면 도민들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촘촘한 토론 계획이 나온다면 녹색당 경기도당도 토론 과정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
2017. 11. 30
녹색당경기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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