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3일) 남경필 도지사의 페이스북 티저광고는 경기도민을 당황케 했다.
뜬금없이 내놓은 “저는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짤막한 메시지의 저의에는 “우리나라가 혁신적인 발전을 위해 ‘수도권 규제 철폐’를 통해 서울과 경기도가 하나 되는 ‘초강대도시’로 육성되어야 한다”는 구상이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도를 포기한다는 각오와 용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4년의 임기로 역할을 다 할 정치인이 1천 2백만 경기도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경기도를 포기하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의문스럽다.
한국 사회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그리고 지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인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인프라와 활동이 집중되어 있다. 한 마디로 지역불평등이 극심한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삶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 식량, 교통은 기형적으로 서울과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도지사로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계란후라이의 노른자와 흰자와 같은 지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서울과 경기도를 합치겠다고 하면 오히려 서울의 배후도시 역할을 하는 경기도의 현실을 인식하고 서울과 경기를 통으로 권역별 재분배 하여 서울의 집중성을 해체하고 분권화에 앞장서기 위함이어야 할 것이다.
초강대도시를 꿈꾸는 건 다른 지역의 남은 자원을 더 가져오겠다는 오만이고 지역적 불평등을 더 극대화하겠다는 무모한 발상이다. 그럴 바에야 경기도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지사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
지역 간 불평등은 한국 사회의 오래된 적폐다. 문재인 정부가 ‘개헌과 연계한 연방제 수준의 분권’을 추구하는 이유도 지역적 불평등을 완화하면서 분권과 자치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남경필 지사의 초강대도시 구상은 시대정신과도 반대로 가겠다는 뜻이다.
경기녹색당은 생태적 전환과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변화를 위해 분권과 자치를 지지한다. 중앙 집중을 벗어나 지역분산으로, 중앙 권한 강화가 아니라 지역의 자치분권이 가능하도록 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스템 구축과 개헌을 위해 앞장설 것이다.
서울과 경기도만잘 살겠다는 남경필 지사의 상상력은 이쯤에서 멈추길 바란다. 또한 ‘거대한 것’이 경쟁력이 있다는 낡은 사고는 버리기 바란다. 티저광고로 관심을 끈 것으로 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기도민이 남경필 지사를 포기할 것이다.
2018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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