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순경 최 승 호
지역 내 위기청소년(학교폭력 관련 가·피해학생들과 면담, 선도프로그램 등을 함께 하면서 그들만의 대화를 우연히 들어보면 청소년들의 대화인지,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 법한 불량배들의 대화인지 듣는 이로 하여금 귀를 의심케 할 뿐 아니라 민망할 정도의 흔히들 말하는 ‘드립’이 난무한 현실이다.
최근 중·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까지 학교폭력 117 상담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이유는 최근 ‘드립’ 중 화두인 ‘패드립’(패륜적 드립으로 부모님이나 조상과 같은 윗사람을 욕하거나 개그 소재로 삼아 놀릴 때 쓰는 말로 Family드립을 줄여 말하는 것)으로 가장 가깝고 가장 존중해야 할 가족, 특히 부모님을 소재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서로 웃으며 일상 속의 자연스런 대화가 되어버린 점이다.
실제로 A초등학교 6학년 7학급을 대상으로 “패드립을 해보거나 당해본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10명 중 9명이 “해보거나 당해본 적 있다”라고 답변할 정도로 요즘 청소년들의 언어 사용 실태를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그럼 패드립을 어디서 어떻게 경험하느냐”는 물음에는 답변자 중 절반이 넘는 65%가 “영화나 인터넷 특히 웹툰 댓글 등”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답변했으며, 다음 30%가 “학교 선배나 친구”로 가장 가깝게 닿을 수 있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청소년들이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스마트폰 등 대중매체를 당장 끊고, 친구를 만나지 않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학생들을 매일 만나고, 함께 ‘소통’하는 우리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요즘 스마트폰 등 다양한 매체 때문에 가족 간의 대화가 줄어들었다는 최근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하루종일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은 분명 아니기에, 교사, 경찰관, 부모님 등 우리 어른들이 수시로 청소년들에게 ‘패드립’이 아닌 ‘애(愛)드립’을 해줄 수 있게끔 도와주어야 한다.
‘패드립’이 쉽게 빠른 속도로 전파되었듯이, 우리 모두가 노력한다면 ‘사랑해, 고마워, 좋아해’ 등 ‘애(愛)드립’ 또한 쉽게 전파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학부모, 교사, 경찰관 등은 물론 스마트폰 등 다양한 매체 모두가 먼저 ‘애(愛)드립’을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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