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부경찰서 교통조사계 경사 이 정 형
지난 7월 초 울산지방경찰청에서는 아동이 보호받고 여성이 안전한 도시 “울산”을 조성하기 위해 「아동에게 동심을! 여성에게 안심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동 여성 안전프로젝트」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필자는 교통사고조사관이기에 민식이법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발생하는 어린이가 피해자인 교통사고를 종종 처리하는데 그 중 최근 어린이 사고를 처리하면서 마음을 나누었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략적인 사고내용은 울산 중구에서 화물 차량이 제동장치 조작 미숙으로 인도까지 돌진하였고, 때마침 할머니의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가는 채 24개월이 되지 않은 아이를 앞 범퍼로 충격하여 아이를 다치게 한 안타까운 사고였다.
해당 사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사고 중 12대 중과실 사고로 교통조사관의 본연의 역할은 사실 사고 경위를 면밀히 조사하여 가해자를 형사처벌 하는 것까지이고, 피해 아동에 대한 사후 보상은 보험회사에서 처리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처리하면서 해당 사고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과 한 살배기 아이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어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을 부모님의 마음을 필자도 자식을 가진 부모이기에 십분 헤아릴 수 있었다.
사고 발생 후 피해아동의 부모님에게 전화를 해보니 사고 후 피해아동은 하늘이 크게 도와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큰 골절은 없었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하여 때때로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며, 그리고 그 부모님들 역시 아이를 지켜 주지 못한 미안함과 아이의 상태를 보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이번 교통사고는 가/피 구분이 명확하고 사고 경위에 대하여 다툼이 없는 사고이지만 단순 사고처리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아동에게 동심을 여성에게 안심”을 줄 수 있는 교통사고 조사관의 행동은 무엇일까? 라고 고민을 하게 되었고, 우선 부모님을 안심시켜야 그 아이도 안정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부모님과 한참을 진심으로 대화하였다.
필자의 아이가 갓 돌이 지났을 무렵 숨을 쉬지 않고 경련을 일으켜 119에 실려 울산대학교 병원 응급실까지 갈 때 겪었던 그 감정들과 그때 어떻게 그 불안감을 이겨냈는지에 대한 경험, 아이가 경련할 때에 대한 정보, 그리고 우리가 아주 많은 아이들의 사고를 조사해봤지만 아이들은 유연해서 생각보다 훨씬 덜 다치며 회복도 상상 이상으로 빨라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 돌봐주시다 자책하고 있을 할머니가 사고 직전 아이를 반대편으로 살짝 당겨주신게 크게 도움이 되었다는 설명 등 피해 아동 부모님의 아픔을 덜어 드리고자 작게나마 노력하였다.
또한 앞으로 사건이 어떻게 처리될 것인지에 대하여 하나하나 설명하며 꼼꼼하게 알려드렸고 언제든지 궁금한 게 있을 경우 꼭 연락 달라는 당부도 하면서 최대한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하였다.
필자가 한 행동이 대단한 행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성의가 모여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대처할 때 진정 ‘아동이 보호받고 여성이 안전한 도시’ 울산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일선 현장에서 아동에게 동심을! 여성에게 안심을! 주기 위한 필자의 작은 마음과 행동이 마중물이 되어 더는 아동·여성 대상 범죄로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 행복한 울산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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