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집단항명수괴죄를 뒤집어 쓴 이유를 알겠습니다
어제 ‘해병대원 특검법’이 부결된데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합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용산 대통령만 바라보고, 국민들의 요구를 철저히 묵살한 것에 대해 개탄스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과 이를 넙죽 받은 국민의힘을 강력 규탄합니다.
해병대원 특검 거부에 이은 부결사태는 윤석열 정권 몰락의 시발점이 될 것임을 경고합니다.
이 사건 관련, 윤 대통령의 격노설이 점점 사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것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해병대원 사건 자료를 경찰에 이첩 후에 이뤄진 이종섭 전 국방장관과 윤 대통령이 통화한 기록이 나왔습니다.
당일 확인된 것만 세 차례인데, 합해서 19분이 넘도록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통화 이후 바로 박정훈 전 수사단장은 보직이 해임됐습니다. 그리고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 됐습니다. 나머지 수사관 2명도 항명죄로 입건되는 등 공정하게 수사를 한 군인들을 억울하게 몰아갔습니다.
이첩지시를 어겼다면 보통 군에서는 지시불이행 정도로 처리합니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이들이 “전화를 받지 않아 항명을 모의하는걸로 봐 집단항명수괴죄를 적용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변명만 늘어놓았습니다.
결국 국방부가 이런 관행을 깨고 어마무시한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한 배경에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경북경찰청에 이첩된 수사기록을 회수해 오면서 법과 규정까지 어겼습니다.
정황상 대통령이 격노하며 이에 대해 지침을 내리자 대통령실과 권력기관이 조직적으로 사건수사에 개입하고, 방해했을 뿐 아니라 공정하게 수사한 군인들을 항명죄로 몰아가기까지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의혹 상황은 국군통수권자와 군이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존재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공수처는 수사 의지가 있다면 윤 대통령과 이종섭 전 장관의 통화내역을 확인하시고, 대통령실을 압수수색해 핵심 증거들을 신속히 확보하십시오.
‘특검을 거부한자가 범인’이라는 말을 대통령께 돌려드립니다. 그리고 이제 왜 대통령께서 특검을 거부하시는지도 알겠습니다.
21대 국회에서 순직 해병대원 사건을 완전히 풀지 못해 국방위 야당 간사로서 송구합니다. 22대 국회에서는 해병대원 순직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법을 최우선으로 처리해 이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힐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4. 5. 29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 간사 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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