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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탄생 263주년을 기념하는 창작 노래극 공연이 ‘흐르는 강, 깨어나는 세상 정약용’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6월 21일 다산아트홀에서 열렸다.
노래극은 과거와 현대, 미래를 잇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흐르는 강, 깨어나는 세상 정약용’은 다산 정약용이 저술한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에서 당시의 혼탁한 시대상을 반영한 글귀들을 가려 뽑아 극본으로 만들어서 다산 정약용의 애민사상을 보여주는 공연이다.
(어른 정약용)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지는 못해. 큰 산은 큰 산이고 작은 산은 그 저 작은 산일뿐.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면 가까이 있는 산부터 넘 어봐. 작은 산을 넘으면 내가 가야 할 큰 산이 보여.
(어린 정약용) 산은 그저 서 있을 뿐, 산을 넘는 건 나의 첫 발자국. 발자국이 모 여서 산을 넘는 거야.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는 다산 정약용의 명언을 새롭게 해석한 대사다.
공연은 어린 정약용과 어른 정약용이 대화로 문을 열었다. 정약용이 태어난 시기는 조선이 혼돈과 질서가 혼재된 무질서의 세계였다. 밖으로는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고, 안으로는 상업이 발달하는 시기였지만, 조선은 뿌리째 흔들리는 시기였다. 삼정의 문란으로 백성들은 가난과 도탄에 빠졌다. 이러한 혼란기에 정약용이 태어났다.

노래극 ‘흐르는 강, 깨어나는 세상 정약용’은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문어의 꿈’을 어린 정약용이 부른다.
정약용은 어렸을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어린 정약용이 본 세상은 부정 부패가 가득한 세상이었다. 정약용의 탄생은 흔들리는 세상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울부짖음이었다. 비록 시대는 어두웠지만 그의 탄생은 시대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노래극 ‘흐르는 강, 깨어나는 세상 정약용’은 격동하는 조선은 북과 현대무용으로 형상화해 보여준다.
2막은 관직에 오른 정약용을 집중 조망한다. 정약용은 실험정신이 가득한 르네상스형 인간이다. 유럽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있다면 조선에는 정약용이 있었다.
(정약용) 나는 꿈이 있지. 가난한 백성들을 배불리 먹이는 꿈, 조선의 과학을 부흥해 온 백성이 편한 삶을 누리게 하는 꿈, 천연두에서 어떤 백성 도 고통을 겪지 않게 하겠다는 꿈, 탐관오리 없고,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한 공평한 세상. 나는 그 꿈을 꼭 이루리.
정약용은 백성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탐색은 사농공상을 따지지 않았다. 수원 화성 축조에 거중기를 사용해 조선의 제정도 아끼고, 힘들게 노동하는 백성들의 노고도 덜어주었다. 천연두 연구에도 몰두해서 성과를 얻기도 했다.
정약용이 과학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견지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정약용의 실사구시, 애민사상을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비보이 댄스와 퓨전 국악으로 변주해 정약용의 실험정신이 오늘날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끊임없이 유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약용에게 있어서 실사구시와 애민사상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백성의 불편을 없애는 것은 백성을 따스하게 보살피는 것이고, 백성을 위로하고 즐겁게 하려면 실사구시가 실생활에 필요하다고 정약용은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연 무대는 내일로 가는 계단 (뮤지컬배우: 김민석), THE CHAMPIONS (소프라노: 장소연), Nella Fantasia (김민석, 장소연 듀엣), 나는 나비 (황가람)로 이 장면을 연출했다.

3막은 정조와 정약용의 관계와 정약용이 목민심서, 경제유표, 흠흠신서를 집필하는 과정을 집중 주목했다.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힌다는 말은 사랑이 사랑을 치유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정조와 정약용의 관계가 그러하다. 정조는 정약용을 아끼고 살폈다. 정약용은 정조를 신뢰하고 정조에게 끊임없이 자신을 드러내 보여주었다. 그가 가진 학문을 정조에게 다 보여주었고, 정조를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다.
목민관의 바른 길을 알려주기 위해서, 나라의 법과 제도를 정비하기 위해서 백성들로부터 겪고 있는 고통을 정약용이 직접 듣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백성) 나으리, 어느 날 갈밭마을 한 여인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여인의 시아버지는 3년 전 돌아가시고, 아이는 갓 태어나 핏덩이 같은데, 시아버지, 남편, 아이 모두 군역을 치르라 하였답니다.
남편이 칼 들고 방에 들어가길래 아내가 급하게 따라 들어가니, 남편이 자신의 성기를 자르면서 아이 낳은 것을 후회했다 하더이다.

(어른 정약용) 대대로 자식을 낳는 건 하늘의 이치인데, 어찌 자식 낳은 것이 죄가 된단 말인가. 거세한 말 돼지도 불쌍한데 하물며 대를 이어갈 백성이야 어떠하겠는가?
잘사는 집은 일 년 내내 풍악을 울리며 쌀 한 톨 비단 한 조각 나라에 바치지 않는데 똑같은 우리 백성 어찌 그리 불공평한가.
4막은 우리에게 개혁의 불씨, 혁신의 불씨로 남아 있는 정약용을 집중 조망한다.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돌아와 후학을 가르치겠다는 각오로 시작한다. 정약용은 아직도 우리 마음에 있다. 누군가 내게 관심을 갖는다는 말, 지치고 힘들 때 그냥 아무 말없이 빌려주고 내주는 한쪽 어깨, ‘괜찮다’는 그 말. 이런 몸짓과 소리가 위로가 될 때가 많다. 그 위로에 사람들은 희망을 얻는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나을 거라는 믿음. 정약용이 사회를 개혁하려는 믿음이 아직도 우리 마음에 남아 있어서 우리는 위로와 희망을 얻는다.
4막에서는 우리 자신이 밝게 빛나는 별이 되기를 바라는 모두의 마음을 모았다. 비보잉 공연을 비롯해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붉은 노을을 비롯해서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 창작된 노래 사람의 길을 전 출연진이 합창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공연은 어린 정약용과 어른 정약용의 대화 정약용의 탄생으로 새로운 기운이 태동하는 북과 무용으로 시작해서, 실사구시, 애민사상으로 대표되는 르네상스형 인간 정약용의 이상 세계와 실험정신을 기르는 젊은 시절, 정조와의 인간적인 만남과 이별, 유배 이후 후학을 양성하는 다산 정약용의 일대기를 그렸다.
각 상황에 맞춰 노래를 선별해 단순한 극의 지루함에서 벗어나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는 흡입력이 강했다.
이번 공연 연출은 조상원, 각본은 이성수 시인이 집필한 창작 노래극이다. 가수 황가람이 최근 인기 차트 급상승 중인 ‘나는 반딧불’을 부르고, 정약용 역에 배우 안신우가 열연을 펼쳤다. 이외에도 뮤지컬 배우 김민석, 소프라노 장소연 가수가 객석을 휘어잡는 성량을 뽐내며 무대를 더욱 아름답게 꾸몄다.
비보잉 팀의 열정적인 비트박스와 춤은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특히 어린 정약용 역을 말끔하게 소화한 정승윤(건원초 5)군은 아마추어임에도 무대를 꽉 채우는 노래 실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더가이아 손정우 대표는 “정약용만큼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려던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선지자로서의 아픔을 조명하려고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흐르는 강, 깨어나는 세상 정약용’ 노래극 중 유배 후 남양주 조안면 능내리로 돌아온 정약용의 마지막 대사는 이러하다.
(정약용) 오늘 이 자리, 정약용의 자리이기도 했지만, 오늘 이 자리는 우리의 미래를 이어 나갈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자리입니다. 그들의 삶이 개 혁이고 혁신입니다. 우리의 삶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