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아들이 30살 때 류희림 누나로부터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지역인 은평구 땅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땅은 류 위원장이 소유하고 있었던 땅인데, ‘부모-고모-자식’ 간 매매가 이뤄질 때 증여보다 세금이 적기 때문에 ‘증여’를 ‘매매’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사진)실에 따르면, 류 위원장은 2018년 3월, 재개발을 앞둔 은평구 대조동 99㎡ 토지를 3억 9,900만 원에 매입했다. 그런데 해당 토지를 1년도 안 된 19년 1월 누나에게 매도했고, 이후 20년 11월 만 나이 30세인 류 위원장 아들이 5억 5천만 원에 다시 매입했다. 2년 8개월 만에 해당 토지의 주인이 류 위원장→누나→아들로 변경된 것이다.
이렇게 중간에 친척을 동원해 매매한 이유는 세금을 덜 내기 위한 편법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증여세는 증여가액 전체에 부과하는 반면 부동산 매매시에는 가액 전체가 아니라 양도차액에 대해서만 6~42%의 세율로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과세표준이 1억원 초과 ~ 5억원 이하일 땐 20%(누진공제 1000만원),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일 땐 30%(누진공제 6000만원) 세율로 과세된다. 5억5000만원을 증여받으면 대략 9000만원 정도 세금이 나온다.
한편 해당 토지는 2019년 5월 관리처분인가 및 2020년 1월 사업시행계획 변경안 의결돼 현재 공사가 한창이며, 총 2451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해당 아파트 분양 후 시세는 84㎡ 기준 11억 후반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 매매가가 12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류 위원장의 아들이 어떻게 아파트 구입 자금을 마련했는지도 확인돼야 한다. 류 위원장의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아들의 재산(2019년 기준)이 예금 1000여만원 정도였던 점, 류 위원장의 2021년도 발표 재산 내역에 예금 증감 경위로 ‘자녀 차용으로 인한 은행 대출 증가’가 기재된 점, 류 위원장 배우자의 사인 간 채권 1억5000만원이 새로 발생한 점 등을 감안하면 류 위원장의 아들은 매입대금 5억5000만원을 부모에게서 빌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즉 매입 자금도 세금을 피하기 위해 증여하지 않고 빌려줬다면 실제로 빌려준 것인지, 아니면 증여임에도 차용으로 꾸민 것인지 확인이 필요한 것이다.
최민희 의원은 “청부민원에 가족을 동원한 의혹이 큰 류희림 위원장이 부동산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과정에서도 누나를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의 꼼수만으로도 류 위원장은 방심위원장 자격이 없다. 국세청 등은 어떤 불법이 자행됐는지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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