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서부경찰서 주촌파출소 경위 염 삼 열
한번쯤이라도 집회, 시위현장을 목격한 사람이라면 제복을 입은 경찰관 옆에 항상 ‘경찰통제선’이라고 하는 ‘폴리스라인’이 있음을 보았을 것이다.
폴리스라인이란 경찰통제선 또는 질서유지선이라고도 불리며 보통의 경우 집회나 시위의 보호와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범위에 설정한 구획선이다.
집회나 시위가 발생했을 때 구역을 설정하고 집회를 설정구역 내에서만 진행하도록 허용하며, 설정구역을 벗어나면 강제로 해산시키거나 연행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 1995년 5월에 처음 도입이 됐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2조의 2항에는 ‘관할경찰관서장은 집회시위의 보호와 공공의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최소한의 범위를 정해 질서 유지선을 설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집회 참가자들의 자유가 타인의 자유와 안전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폴리스라인이 설치된다면 집회 참가자와 시민들은 법과 질서를 반드시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겠다.
질서를 지켜야 하는 것은 시민들만의 임무가 아니다. 질서를 지키기 위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를 올바르게 설정하는 경찰들의 임무도 매우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
참된 폴리스라인의 의미를 위해서는 질서유지선과 관련한 법 행위자와 준수자간에 상호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공존을 도모하고 더 나아가 안전과 질서를 위해 서로 노력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선진국의 경우 폴리스라인은 곧 법(法)이고 이를 어기면 가차 없는 제재가 내려진다. 미국에선 폴리스라인을 무단으로 넘게 되면 누구든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체포한다.
폴리스라인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양분화 돼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일 것이다.
폴리스라인이 평화적 집회시위를 보호하는 보호선이라는 입장과 집회와 시위를 강제적으로 규제하려는 규제선이라는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제부터라도 양측은 더 이상 서로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만 벌이기보다는 서로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최상의 합의점 도출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
폴리스라인이 집회시위를 억압 내지는 규제만 하려는 것으로 잘못 인식해 이를 침범하거나 파손하려는 등의 일련의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따라서 철저한 준법정신으로 집회 및 시위문화를 올바로 정착시켜 준엄한 헌법의 가치를 지키고 동시에 국민의 안전과 교통의 원활한 흐름, 집회 및 시위의 자유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폭력과 불법으로 변질돼 가고 있는 그릇된 시위문화가 평화적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폴리스라인을 꼭 준수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올바르게 자리 잡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