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동안 방범대 창설에 관여 했었던지라 아직도 필자가 방범대와 관련있는줄 아는 경찰관들이 대다수이다
최근들어 경찰로부터 방범대 활동과 연관된 주문이 잇달아 들어오고 있다 가뜩이나 치안수요가 늘어나 어려운 현실에 각 읍면동에 구성돼있는 자율방범대의 지원을 사뭇 기대하고 있으나 활동자체가 기대에 못미치거나 일부지역에서는 방범대원들에 대한 지원기대는 아에 포기한 실정이라며 방범활동 지원의 독려를 부탁했다
이같이 방범대 관련 경찰의 푸념은 비단 직원들뿐만 아니라 부서장들로부터 강하게 어필됐다
이에 필자는 설마하는 마음에 반신반의 하며 지난 2주에 걸쳐 심야시간대 일부지역을 돌아다녀봤다 때때로 어느 지역에서는 지구대에 들어가 1시간여간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지켜봤지만 상당수 지역에서 방범대원들의 모습을 찾아볼수 없었다
대략시간은 자정을 넘어 01:00경 사이 이시간대면 방범대원들이 철수(귀가)를 한곳도 있을터이지만 대부분 아직 근무중일터인데 아쉽게도 필자가 눈으로 직접 확인할수있는 방범대원들의 모습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다
이에 필자는 이같은 이유로 아마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심각한 경기침체 탓일것이다 생각됐다 방범근무를 한다고 국가에서 고정봉급이 나오는것도 아니고 지원이래봐야 자치단체에서 방범근무에 따른 야식비(1인당: 2.500원 수준)정도인데...
처자식 있는 가장으로 가족의 생계가 우선이지 방범근무가 우선될수는 없을터인지라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이러한 실정이기에 경찰에서도 푸념외에는 더 이상 방범활동을 부탁 하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생각됐다
그렇다면 이처럼 생계나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더 이상 방범근무나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자신에게 주어진 혜택?(야식비 보조 및 민방위 감면 등)은 당연히 반납해야하나 현실은 그렇지 않고 있는 실정으로 이른바 이름만 남겨두고 활동은 하지않는 방범대원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문제에도 제적이 되지않고 있는 이유는 비록 적으나마 이같은 혜택때문이라 할수있다
그동안 방범대는 경찰업무 보조인력이 아닌 협력단체 구성원으로 경찰과 분명한 차이를 두어야 함에도 외관상 복장(경찰유사복장)이나 방범장구는 언듯 경찰로 오해할수 있게 갖춰져 있어 오래전부터 경찰내부에서는 이에대한 문제가 항상 지적되어 왔었다 그러나 현실은 협력단체라는 명분하에 모른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십여년전 방범활동을 하던 어떤이는 대화를 나누다보면 마치 자신이 경찰인양 착각에 빠져있었다. 자신이 사복을 입고 심야시간대 파출소에 나가있으면 피의자나 방문객들이 자신을 형사로 오해하고 때때로 그렇게 부른다 자랑했었다. 이에 필자는 방범은 방범일뿐 결코 경찰이 될수없다고 착각을 지우라고... 말해주었었다
지난 10월1일 00:30경 A시 지역에 소재한 모지구대를 방문한 필자는 굳게 닫혀있는 방범초소(컨테이너)의 최근 사용에 대해 물었보자 소내 근무자는 오랫동안 방범대원들의 모습은 보지못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일일근무일지에 찍혀있는 관서장의 날인(도장)은 어떻게 받고 있을까? 답은 간단했다 매월 한번씩 한꺼번 에 날인을 받아가고 있었다 이에 경찰은 그동안의 안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경을 밝혔다
오래전 지역을 관할하는 검찰청에서 불시에 2곳의 방범대 사무실을 급습해 약1-2년치의 근무일지를 압수해 갔었다 당연히 이같은 문제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타킷은 바로 경찰이었다 근무하지도 않는 방범대에 날인을 해주고 있는 것은 불법이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지역내 유력인사가 개입돼 문제되지 않고 조용히 마무리됐지만 당시 파장은 심각했었다 이후 경찰은 방범근무시 근무확인 후 날인이라는 초강경을 썼었다
이처럼 지역봉사를 내세우며 활동하는 방범대의 모습이 지난날과 달리 점차 퇴색되고 있어 이에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지역내에서 부각되고 있다 물론 지금도 대다수의 방범대원들이 봉사라는 헌신적인 자세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에대한 올바른 해결방법을 찾아보기는 커녕 지자체나 경찰은 이는 방범대의 문제일뿐이라고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는 현실은 문제가 아닐수 없다
이렇다보니 방범대의 모순에 반대하는 새로운 단체가 자꾸 생겨나는 것이고 기존 단체는 기득권을 사수하려다보니 마찰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가운데 어느 자치단체는 방범대에 기득권을 인정하며 통폐합을 요구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다음과 같은 주문을 했었다 "신규 방범대 발족시 원천봉쇄 할것"
민주주의 국가라하더라도 어떠한 지원도 받지않고 순수한 봉사정신으로 지역위해 헌신. 봉사하겠다는 데 지자체가 앞장서서 막는다니 기가막힐 노릇이다
봉사정신도 오래되면 퇴색되버리는 현실에 정말 순수하게 땀흘리며 헌신하던 분들(지금도 봉사활동에 전념)의 얼굴이 아른하게 떠오른다
*이 글은 지난 2008년 10월10일 종합뉴스 내 사회면에 실렸던 것으로 지면 개편에 따라 기자수첩란에 옮겨 싣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