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조선왕조 40여기의 왕릉(왕비 포함)이 밀집되어 있는 구리시 인창동 소재 동구능은 매표소 입구부터 수백미터에 이르는 길이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어 많은 시민들이 이를 지적하고 있다
외국 유적지를 둘러보면 원형 그대로 복원하기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우리가 자랑하는 세계적 문화유적지가 원형과 달리 문화재 구역 일부분이 시멘트 포장도로라는게 무척이나 부끄럽고 아쉽게만 느껴진다
필자가 동구능을 처음 가본 것은 기억마저 가물한 지난 70년 초. 서울에서 중학교를 다닐때였으니 어느 덧 40여년이 훌쩍 넘은 오래전 일이다
그때는 국민 대부분이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깊지 않을 때 인지라 필자는 물론 동구능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능위에 까지 올라가도 아무도 제지않고 그러려니 했던 시절이었다
이후 성인이 되어 몇차례 동구능을 찾았고 최근 병세가 깊은 아내의 건강회복을 위해 지인들의 추천으로 전혀 훼손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안고 있다.는 동구능을 찾게됐다
그러나 동구능 매표소를 지나 홍살문 방향으로 가던 중 바닥감촉이 이상해 자세히 살펴본 결과 도로가 시멘트로 포장 되어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멘트 도로는 수백미터나 길게 뻗어있었고 가장자리는 대부분 깨져있어 볼썽 사나웠다
이럴수가!! 전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유적지에 시멘트도로가 있다는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주변에 물어봐도 이같은 시멘트도로가 언제 만들어졌는지 아무도 몰랐다. 그저 20여년정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 뿐이었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에서 산림욕을 즐기고 맨발로 흙땅을 밟아보려 했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결국 왕릉을 잇는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이 또 한 대부분 지역이 출입금지 구역으로 설정되어 있어 산책로는 한정 될 수밖에 없었다
필자는 산책로를 걸으며 문화재 관리를 위한 나름의 이유는 있겠지만 세계적 문화유산 이라는 조선왕조 최대 왕릉군 문화유적지에 시멘트포장도로가 조성되어 있다는게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웠다
동구능이 구리시 지역에 있다.고 하더라도 문화재 관리와 보수 등 모든 행정처리는 문화재청(동구능사업소) 소관이다.
언제 이같은 시멘트도로가 조성되었는지 모르지만 후손들에게 길이길이 남겨 줄 세계적 문화유산이라면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더 낳지않을까 하는 바램은 비단 필자 뿐만은 아닐 것이다
문화재청은 고증을 거쳐 왕릉 조성당시의 원형대로 복구도 한번 쯤 생각해 보기를 권해본다
(균열이 생겨 볼썽 사나운 동구능 시멘트포장 도로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