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한달여전 귀가중이던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후송됐다는 연락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병원 응급실에는 갖가지 병세로 실려온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고 그틈에서 아들을 찾는게 왜그리 더디던지..
이윽고 응급실 한편 침대에 누워있는 아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살아있음을 감사해하며 아들의 상태를 살폈다. 교통사고가 크게 났었다는 아들의 설명을 듣으며 찬찬히 살펴본결과 한쪽다리는 부서질대로 부서져 너덜거린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았다
곧이어 당직의사들로부터 아들의 상태에 대해 들을수가 있었다 워낙 사고가 커서 다친 부위가 여러군데이고 특히 신경조직을 다친것같은 의심이들어 서울로 후송해야 할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서너시간이 흐른 뒤 상태를 지켜본 병원측에서 일단 아들에게 응급처치를 시행하고(고정술) 아침에 교수가 출근하면 수술 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다. 다급한 시간이 지나자 가족들도 놀란 가슴을 다소나마 진정시킬수 있었고 이에 필자는 경찰서를 찾아 사고경위를 자세히 들을수 있었다
아들이 진행신고를 받고 주행 중 반대편 차선에서 달리던 영업용택시가 신호를 무시하고 불법으로 좌회전하다 아들이 운행하던 이륜차 옆부분을 충격했다는 내용이었다. 때마침 경찰서에 사건을 인계하고 나오던 지구대 순찰차량이 이광경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사고택시 운전자를 현장에서 체포하고 신속히 아들을 병원으로 후송시켰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차량간 충돌사고는 목격자가 없으면 서로 자신의 신호였다고 주장하는 현실에 택시 뒤를 따라오던 순찰차가 눈앞에서 발생한 사고현장을 보고 현장조치를 취했으니 운전사도 달리 방법이 없었을터 사고사실을 100% 인정했다고 들었다
(PART-2)
하루. 하루 지나갈수록 병원침대에 누워 초췌해진 아들모습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무거웠다. 왜 아들이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모든게 언망스러웠다...제발 불구나 되지 않았으면.
어느날 심야시간대 우연히 먼발치에서 바라본 아들은 신호를 꼭지켰고 미련스럽다 할정도로 교통법규를 꼭지켰다 그리고 혹시모를 사고예방을 위해 비록 가까운 거리라 할지라도 이륜차(1.000cc)를 탈때는 꼭 헬멧과 슈트(복장)를 철저히 갖추고 탔다
그런 아들이 사고를 당했다 그것도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법규위반 차량에 의해 앞으로 6개월여 이상을 병원에 있어야 하는(재활치료까지 1년이상) 중상을 입었다 사고당시를 목격했던 경찰관은 아들이 30여미터를 날아갔다는 말을 전해주며 살아난게 천운이라 했다
아직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탓인지 부상에 비해 회복속도가 월등하자 주치의도 놀라움을 감추지못했고 비록 한쪽다리는 골반부터 발가락까지 모두 부러지는 중상이었지만 외상이 거의 없기에 얼핏 누가보면 약간다친 환자라고 보아도 무관할 정도였다
수차에 걸친 수술은 잘됐다.며 이제는 재활치료를 해야한다는 주치의 말에 따라 아들은 휠체어를 타고 병원내 이곳 저곳을 다닌다. 그런 아들이 엊그제 얼굴에 수심이 가득차 있었다 한달여가 지난 MRI를 찍었는데 무릎이 약간 깨져있고 십자인대도 일부 찢어져 있다.고 의사가 말했단다
골반. 대퇴부. 발목. 발가락이 모두 다 부러지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무릅을 안다쳤다는게 이상하더라니 그동안 쉽게 발견이 안된 모양이었다 그러나 해당부위를 수술하게되면 더 못쓰게 될것같아 약물을 병행한 자연치유로 처치를 하기로 했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오는날이면 어르신들은 이곳 저곳 쑤신다.고 하셨는데 아들이 그렇다 그 외에도 진통제 없으면 잠시도 견디질 못한다 그만큼 고통이 심한데 주치의는 그나마도 타인에 비하면 잘참는것이라 말했다. 아들의 고통을 대신 해줬으면...하는 간절한 마음뿐이다
(PART-3)
아들 부상에도 불구하고 필자나 가족들을 화나게 하는 것은 주변사람들로 부터 “왜 이륜차를 타게 하느냐” 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취향이 틀리고 개성또한 틀리다 어느 부모가 자녀가 이륜차를 타는 것을 환영할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이륜차는 차량에 비해 사고위험이 더 크고 자칫 사고시 생명이 위태롭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차량을 운행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아들도 지역내를 오가는 운행수단이자 취향이 차가아닌 이륜차를 택했고 그에 따른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안전장구(슈트 등)를 갖추고 보험에 가입도하고 철저히 법규를 준수하며 이륜차 운행을 즐겼다
심야시간에도 횡단보도 신호를 지키고 규정된 교통법규를 준수한다면 더 이상 비난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일부사람들은 아들의 부상을 위로하기는 커녕 마치 아들이 이륜차를 타다 잘못해 사고가 난것처럼 호도했다. 이륜차 한 대가 팔리면 과부한명이 생긴다.는 말이 있을정도로 이륜차는 빠르기도 하고 편리하기도 하지만 매우 위험한 차량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각자의 취향이 다르듯이 이륜차 또한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안전수칙을 따른다면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을것이다 오히려 도로위를 난폭하게 달리는 자동차가 때때로 더 위험하기도 하다 이번 아들사고를 보더라도 일반시민보다 운전실력이 월등하다는 영업용택시로부터 피해를 입었다
도로위를 달리는 차량은 편리한 문명의 이기이지만 때때로 사람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가고 불구가 되기도하며(만들기도) 내가족과 타인가족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등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낳기도 하다
(PART-4)
이제 잠시뒤면 아들은 재활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아직 다리를 땅에 디디지 못하지만 내일을 위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고통을 머금고 수술과 다른 제2의 고통을 감내해야한다 가족도 도와주지 못하고 오직 자신과의 싸움일뿐이다
필자는 아들의 이륜차 사고를 호도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되묻는다 “유명(연예)인이 이륜차 타는 모습은 그렇게 멋져보이고 내 아들은 이륜차 타면 안되는것이냐고...”
저마다 취향이 다르거늘.. 세상은 참 불공평한 것 같다.
손준용 기자
